도시농업, 공공문화가 되다
도시농업을 공공문화의 새로운 영역으로 안착시키려는 시도는 디자인계에서도
일어나고 있다.지난 3월30일부터 (재)한국공예·디자인문화진흥원 주최로 열리고 있
는 <도시농부의 하루> 전은 도시에서 농사짓는 다양한 방법을 제안한다.
옥상과 베란다는 물론, 실내 곳곳과 길거리까지 밭으로 탈바꿈시키는 디자인 아이디어
가 전시된다. 폐 파이프와 헌 양철 트렁크, 헌 청바지 주머니에서 고개를 내민 푸른
잎들, 헌 액자를 타고 오르는 덩굴은 주변 어디든 밭이 될 수 있음을 가르쳐 준다.
<DIY 샐러드바 정원>
칸칸이 허브가 자라는 조리대,
테트리스 블록 모양으로 만들어
져 베란다의 쓰임새에 따라
다르게 조합할 수 있는 상자텃밭,
다양한 모양으로 상자텃밭을 쌓
아 올려 울타리 대신 설치할 수
있게 만든 '블록 팟' 등은
도시 텃밭의 가능성을 넓힌다.
<테트리스 정원>
전시장 옥상에는 최원자 작가의 '옥상이 자란다'가 설치됐다. 딸기와 상추, 케일 등의 채
소류, 매화나무와 포도나무 등을 심은 밭 가운데 원두막을 모티프로 한 공간이 있어 수
확과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.
작물들의 색과 생김새를 고려해 심는 위치를 정했기 때문에 안정감을 주고,
계절마다 다양한 작물들이 번갈아 피고 지고 열매 맺으며 다른 풍경을 만들어 낸다.
생산성과 조형성을 동시에 고려한 텃밭 겸 정원인 셈이다.
(재)한국공예·디자인진흥원은 이번 전시를 통해 제시한 도시농업 아이디어를 공공디자
인 사업으로 실현해나갈 계획이다. 그 첫 결과물은 '인사동 열한번째 골목길 프로젝
트'다. (재)한국공예·디자인진흥원 갤러리가 위치한 인사11길을 녹지로 만드는 프로젝
트. 교회와 갤러리, 주차장의 자투리땅에 텃밭을 일구고 덩굴식물과 화단 등으로 경관을
정비하는 것이 주 내용이다.
도시농업에 대한 상상력은 이처럼 철옹성 같던 도시 곳곳에 스며들고 있다.
<블록팟>